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Title명절 때 제대 앞에 차례상?2019-02-04 20:15:09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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언제부터인가 명절이 되면 제대 앞에 차례상을 차려
놓고 미사 중 분향과 절을 하게 하는 본당들이 생겨났
습니다. 아무래도 명절 분위기를 내고 제사를 제대로
드리기 어려운 신자들을 위한 사목적 배려라고 생각할
수 있겠습니다.
하지만 여기서 생각할 것이 있습니다. 제대 위의 성체
와 성혈 외에 또 다른 차례상이 필요한가? 하는 부분입
니다. 차례상 앞에서 절을 할 때 누구에게 하는 것일까
요? 신자들이 나와서 분향할 때도, 하느님께 마음을 올
리는 기도의 의미로 분향을 하는 것인지 생각해봐야
하겠지요. 즉 미사는 조상님이 아니라 하느님께 향하고
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.
미사는 예수님께서 참된 희생 제물이 되시는 제사에
서, 집전하는 사제의 인격에 함께 하시는 예수님과 교
회 공동체가 하느님을 향해 드리는 것입니다. 신자들이
그 부분을 생각치 못하고 미사 중 제대 앞에 차려진
차례상을 보면서 자신의 조상들에게 향을 올리고 큰절
을 한다면, 그것은 미사가 아니라 그냥 한국 전통 제사
로 변질됩니다.
제사는 전례가 아니라 조상에 대한 효를 표현하는 예
식입니다. 따라서 차원이 다른 제사를 미사와 함께 행
하면 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생깁니다. 아울러,
성모님과 성인들에 대한 신심행위도 미사에 들어올 수
없습니다. 잘못하면 하느님 자리에 성모님과 성인을 올
려놓는 잘못을 범하기 때문입니다.
그럼 명절 미사는 어떻게 드리면 좋을까요? 시간과 공
간적 측면에서 미사와 차례를 구분해서 행하는 사목적
배려가 필요합니다. 미사에서는 지향과 전례기도들을
통해 충분히 조상에 대한 효를 표하고 기도할 수 있습
니다. 신자들의 편의를 생각하고 신자들이 좋아하는 것
을 해주는 것이 물론 필요하겠지만, 신자들을 참된 신
앙으로 이끌어주는 것이 참된 사목임을 잊지 않았으면
합니다.
『출처: 가톨릭 신문 “펀펀 전례(36)”』
* 참고로, 한국 천주교회는 ‘전례와 비전례적 신심 행위를
혼합하지 말아야 한다.’는 보편 교회의 가르침을 따라,
명절 미사라는 전례와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 문화 계
승 차원에서 주교회의가 허락한 신심 행위인 제례가
혼합되지 않도록, “각 본당에서 공동 의식을 거행할 때
에는 명절 미사 전이나 후에 거행하도록 한다.”고 지
침을 가지고 있습니다.